일론 머스크 '미국당' 창당 발표에 테슬라 주가 개장 전 7% 급락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가 '미국당'이라는 새로운 정당 설립을 예고하자 7일(현지시간) 미국 증시 개장 전 거래에서 테슬라 주가가 7% 이상 떨어진 291달러로 거래를 시작했다.

최근 머스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추진하는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이 막대한 재정 적자를 초래해 국가 파산 위기를 야기할 것이라고 지속적으로 비판해왔다.

지난달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X를 통해 제3정당 필요성에 대한 설문을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약 3분의 2가 신당 창당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바탕으로 머스크는 6일 X를 통해 '미국당'(The American Party) 창당을 공식 발표했다. 이 정당은 재정 적자 축소와 책임 있는 재정 운용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울 예정이며, 국방 현대화를 위해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 도입을 주요 정책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머스크는 "상원 2~3석, 하원 8~10석 정도만 확보해도 논쟁적 법안 표결 시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이는 미국 국민의 진정한 의사를 대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투자자들은 머스크의 정치 활동을 우려스러운 요소로 보고 있다. 그는 올해 초 '정부효율부(DOGE)'를 이끌며 연방 정부 조직 및 예산 효율화 작업을 진행했지만, 이는 테슬라 브랜드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5월 DOGE에서 물러나면서 주가는 안정을 찾았으나, 이번 정치 진출 선언으로 다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웨드부시 증권 애널리스트 댄 아이브스는 "머스크의 정치적 참여와 기성 권력에 대한 도전은 테슬라 투자자들이 원하지 않는 방향"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충성도 높은 지지자들은 계속해서 머스크를 따르겠지만, 상당수 투자자들은 그의 정치적 행보에 점점 지쳐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발표는 트럼프 측근이자 인베스트 애리조나 CEO 제임스 피쉬백 등의 강한 반발을 불러왔다. 피쉬백은 이에 대한 대응으로 애리조나 테슬라 컨벡시티 ETF 상장을 연기하고, 테슬라 이사회에 머스크의 행동을 제한할 것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삭소 마켓의 닐 윌슨 투자 전략가는 "투자자들은 트럼프의 보복 가능성과 머스크의 집중력 분산이라는 두 가지 위험 요소를 동시에 우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초기 머스크의 정치 활동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를 받았으나, 이후 OBBB 법안을 둘러싸고 관계가 악화됐다. 트럼프는 머스크의 기업에 대한 정부 지원금과 연방 계약 취소를 경고하며 "미국 역사상 제3정당은 성공한 적이 없다"고 비난했다.

한편, 퀀터스 인사이트의 6일자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0%가 머스크의 제3정당 창당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14%는 '매우 지지한다', 26%는 '어느 정도 지지한다'고 답변했다.

김정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