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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조롱'이 놀이가 된 교실…교사들 "민원 무서워 아무 말 안 해요"
김민준 기자|

②10대와 정치극우·혐오 표현 '놀이'로 소비 현상'극우놀이'가 신념이 되는 과정 겪어'정치적 중립'에 묶인 교사들 무기력법제화·지침으로 교육 가이드 줘야편집자주어느 날, 극우적 생각을 내보이며 부모를 걱정시키는 아이. 더 나아가 서울서부지법 폭력 난동에 참여한 10대들. 우리 아이들은 어떻게 자라고 있는 것인가. 한국일보는 10대들의 정치 인식을 분석하고 그 원인과 해법을 파고들었다.서울의 고등학교 교사 A씨는 학생들의 신청을 받아 음악을 틀어주는 시간을 가졌다가 충격을 받았다. 한 아이가 특정 곡을 신청하자 많은 아이들이 까르르 웃음을 터뜨렸는데, 알고보니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조롱하는 노래였다. A씨는 "노무현 대통령이 누군지 아느냐"고 물었으나, 제대로 아는 아이들은 없었다. 해당 교사는 "정말 학교를 떠나고 싶은 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극우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밈'과 '놀이'로 소비되던 혐오 현상이 학교까지 파고들면서, 지금 10대는 'MH세대'라는 우려스러운 타이틀까지 얻었다. ADAD
교사는 교실 속 아이들의 생활을 직접 관찰할 수 있는 유일한 어른이다. 학생들이 툭툭 던지는 말이나 행동 등을 통해 아이들의 변화를 빠르게 감지한다. 교사들은 요즘 10대들의 정치·사회 인식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본지는 현직 초중고교 8명과 예비 교사를 가르치는 교대·교원대 교수 2명 등 총 10명을 심층 인터뷰해 교실 안팎에서 벌어지는 일과 학생들의 심리에 대해 물었다. '밈'이 된 극우·혐오교사들은 10대들이 전반적으로 극우화했다고 보지는 않았다. 대신 뚜렷한 우경화 조짐이 있다고 했다. 특히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불법 비상계엄과 탄핵 국면을 거치며 학생들이 진보 진영 정치인을 조롱·혐오하는 발언을 더 흔히 쓰기 시작했다고 전했다.남자 아이들에게 극우는 '놀이'다. 유튜브나 디시인사이드 등 온라인 플랫폼에서 게임이나 스포츠 콘텐츠를 보다가 알고리즘에 엮인 정치 동영상 등을 우연히 열어본 10대들이 많다. 이들은 극우 콘텐츠를 '밈'으로 소비하며 깊은 생각 없이 깔깔거리는 사이 자신도 모르게 우편향 사고에 빠지기도 한다.아이들은 온라인 속에서 본 표현을 교실로도 끌고 나와 또래들에게 전파한다. 최근까지 중학교 국어교사로 일했던 A씨는 "평소 얌전하고 공부 잘하던 아이가 '찢재명'이라는 표현을 아무렇지 않게 해 놀란 적이 있다"면서 "장래희망을 물어보면 '간첩을 잡겠다'고 장난스럽게 대답하는 아이도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은 극우 인터넷 세상에서 가장 많은 밈이 있는 정치인인 까닭에 일부 아이들은 그를 놀잇감처럼 활용한다.일부 청소년들은 계엄이 남자다운 일이라고 여기기도 한다. 고등학생인 아들을 키우는 권정민 서울교대 교수는 "남자 아이들끼리 '계엄은 낭만'이라는 표현을 쓰며 쿨하게 받아들인다"며 "반면 계엄을 해제하기 위해 국회의원들이 국회 담장을 넘어간 행위는 쿨하지 못한 행동이라고 생각하는 아이들도 있다"고 말했다.교사들도 공격받는 대상이 되기도 한다. 정미라 경기 병점고 교사는 "선생님이 수업 중 공공 교육이나 복지의 가치 등을 설명하면 수업이 끝난 뒤 친구들 사이에서 교사를 비난하며 '빨갱이' '민주당 골수'라고 부르는 아이도 있다"고 말했다. 이런 성향의 학생이 절대다수인 건 아니지만 만약 교내 분위기를 주도한다면 학교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별 논리 없이 '극우=남성성' 뽐내기남자 아이들이 극우 놀이에서 쉽게 빠져나오지 못하는 건 '남자의 세계'에 편입되고 싶은 욕망 때문이다. 남학생들에게 페미니즘을 가르쳐 온 김병성 서울 경성중 교사는 "'남성 문화 연대'에 들어가려면 전통적 남성성을 뽐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이 과정에서 세 보이는 표현과 행동을 해야 하기에 극우·마초적 주장과 행동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막상 아이들과 대화해보면 별 논리가 없다"고 덧붙였다.일상에서 겪는 경험들이 10대 남성들을 우경화하게 만든다는 해석도 있다. 김성천 한국교원대 교수는 "남녀공학 학교에서 수행평가를 하면 상대적으로 꼼꼼한 성향의 여학생들이 남학생보다 좋은 성적을 얻는 경우가 많다"면서 "내신의 바닥은 남자가 깔아준다'는 인식이 퍼지는 등의 과정에서 소외감을 느끼는데 이를 정치적으로나 감정적으로 표출하기도 한다"고 말했다.남녀 청소년 간 스트레스를 푸는 방식이 다른 점도 10대 남성의 보수화를 부추긴다. 김성천 교수는 "여자 청소년들은 분노 등 부정적인 감정을 주로 또래와 대화하는 등의 방법으로 해소한다"면서 "반면 남자 아이들은 주로 게임 등 혼자 즐기는 여가를 통해 스트레스를 푸는 경향이 있는데 이 과정에서 극우 콘텐츠에 빠지거나 고립돼 합리적인 판단을 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혐오 표현조차 바로잡지 못하는 교육학교가 나서 극우·혐오 표현을 하는 아이들을 바로잡아 줄 수는 없을까. 교사들은 한결같이 "쉽지 않은 일"이라고 했다. 아이들의 생각에 개입하려 한다며 학부모 등이 문제 삼을 수 있어 움츠러들게 된다는 것이다.교사들은 "10대들이 장난처럼 하는 극우 놀이가 신념으로 자리 잡기 전 바로잡아줘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적극적으로 지도할 엄두는 솔직히 나지 않는다는 게 인터뷰에 응한 교사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천경호 경기 보평초 교사는 "아이들이 극우 표현·혐오 표현을 써도 지도하기가 굉장히 조심스럽다. 교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가 있어서 학생 발언에 대해 가타부타 지적하면 학부모에게 공격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라며 "그래서 문제의 발언을 듣고도 그냥 넘어가는 일이 많다"고 했다.서울에서 중·고등학교 교장을 지낸 한 장학관도 "혐오 표현을 쓰지 못하도록 교육시키려다 정신적 아동학대로 걸릴 수 있다는 생각까지 든다. 교육활동과 아동학대의 경계선이 불분명하기 때문"이라고 했다.아이들이 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정치 교육이나 미디어 문해력 교육도 충실하게 이뤄지지 않는다. 투표권이 있는 고등학생의 경우에도 정치 교육은 사회 선택과목으로 '정치'를 택해야 들을 수 있는데 그나마 실제 청소년의 정치 참여 사례나 공약 분석 등 당장 도움이 되는 내용은 없다. 교사들이 자체적인 판단으로 교육에 나설 엄두가 나지 않은 상황이라면, 교육부나 교육청 등에서 법제화 및 가이드라인을 통해 명확한 지침을 줘야 할 필요가 있다. 학생들도 "학교서 정치 배우고파"교육이 손 놓고 있는 사이, 학생들 사이에서도 "학교에서 정치를 배우고 싶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부산에 사는 고등학생인 이모군은 "중학교 때 선생님에게 정치에 대해 이것저것 여쭤본 적이 있는데 선생님은 '답해주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고 하시더라"며 답답해했다.남자 아이들에게는 일상적에서 보고 배울 만한 '어른'이 없다는 아쉬움도 나온다. 천경호 교사는 "우리나라는 여전히 남성의 가사양육 참여가 낮아 남자 아이들이 집에서는 엄마의 통제를 받고 학교에서는 여성 교사의 지도를 받는다"면서 "남성이 여성과 어떻게 사회적 관계를 맺는지 보고 배워야 여성 혐오 등도 줄어들 텐데 가정에도, 학교에도 롤모델이 없다"며 안타까워했다.목차별로 읽어보세요① 소년을 만나다• 극우 집회서 만난 16살 도현이···"부모님이 초5부터 학교 안 보내, 교회서 역사 공부했다"• 이승만 업적쓰기 수행평가, 군사훈련···교회 대안학교 탈출하려니 숟가락 던진 부목사② 10대와 정치• 고교생 10명 중 4명 '개표 부정' 믿고 계엄엔 반대…'십대남' 현상 확인됐다<소년이 자란다>시리즈①소년을 만나다 ②10대와 정치 ③유튜브와 아이들④독일의 교실 ⑤핀란드의 교실 ⑥대책 없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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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는 교실 속 아이들의 생활을 직접 관찰할 수 있는 유일한 어른이다. 학생들이 툭툭 던지는 말이나 행동 등을 통해 아이들의 변화를 빠르게 감지한다. 교사들은 요즘 10대들의 정치·사회 인식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본지는 현직 초중고교 8명과 예비 교사를 가르치는 교대·교원대 교수 2명 등 총 10명을 심층 인터뷰해 교실 안팎에서 벌어지는 일과 학생들의 심리에 대해 물었다. '밈'이 된 극우·혐오교사들은 10대들이 전반적으로 극우화했다고 보지는 않았다. 대신 뚜렷한 우경화 조짐이 있다고 했다. 특히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불법 비상계엄과 탄핵 국면을 거치며 학생들이 진보 진영 정치인을 조롱·혐오하는 발언을 더 흔히 쓰기 시작했다고 전했다.남자 아이들에게 극우는 '놀이'다. 유튜브나 디시인사이드 등 온라인 플랫폼에서 게임이나 스포츠 콘텐츠를 보다가 알고리즘에 엮인 정치 동영상 등을 우연히 열어본 10대들이 많다. 이들은 극우 콘텐츠를 '밈'으로 소비하며 깊은 생각 없이 깔깔거리는 사이 자신도 모르게 우편향 사고에 빠지기도 한다.아이들은 온라인 속에서 본 표현을 교실로도 끌고 나와 또래들에게 전파한다. 최근까지 중학교 국어교사로 일했던 A씨는 "평소 얌전하고 공부 잘하던 아이가 '찢재명'이라는 표현을 아무렇지 않게 해 놀란 적이 있다"면서 "장래희망을 물어보면 '간첩을 잡겠다'고 장난스럽게 대답하는 아이도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은 극우 인터넷 세상에서 가장 많은 밈이 있는 정치인인 까닭에 일부 아이들은 그를 놀잇감처럼 활용한다.일부 청소년들은 계엄이 남자다운 일이라고 여기기도 한다. 고등학생인 아들을 키우는 권정민 서울교대 교수는 "남자 아이들끼리 '계엄은 낭만'이라는 표현을 쓰며 쿨하게 받아들인다"며 "반면 계엄을 해제하기 위해 국회의원들이 국회 담장을 넘어간 행위는 쿨하지 못한 행동이라고 생각하는 아이들도 있다"고 말했다.교사들도 공격받는 대상이 되기도 한다. 정미라 경기 병점고 교사는 "선생님이 수업 중 공공 교육이나 복지의 가치 등을 설명하면 수업이 끝난 뒤 친구들 사이에서 교사를 비난하며 '빨갱이' '민주당 골수'라고 부르는 아이도 있다"고 말했다. 이런 성향의 학생이 절대다수인 건 아니지만 만약 교내 분위기를 주도한다면 학교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별 논리 없이 '극우=남성성' 뽐내기남자 아이들이 극우 놀이에서 쉽게 빠져나오지 못하는 건 '남자의 세계'에 편입되고 싶은 욕망 때문이다. 남학생들에게 페미니즘을 가르쳐 온 김병성 서울 경성중 교사는 "'남성 문화 연대'에 들어가려면 전통적 남성성을 뽐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이 과정에서 세 보이는 표현과 행동을 해야 하기에 극우·마초적 주장과 행동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막상 아이들과 대화해보면 별 논리가 없다"고 덧붙였다.일상에서 겪는 경험들이 10대 남성들을 우경화하게 만든다는 해석도 있다. 김성천 한국교원대 교수는 "남녀공학 학교에서 수행평가를 하면 상대적으로 꼼꼼한 성향의 여학생들이 남학생보다 좋은 성적을 얻는 경우가 많다"면서 "내신의 바닥은 남자가 깔아준다'는 인식이 퍼지는 등의 과정에서 소외감을 느끼는데 이를 정치적으로나 감정적으로 표출하기도 한다"고 말했다.남녀 청소년 간 스트레스를 푸는 방식이 다른 점도 10대 남성의 보수화를 부추긴다. 김성천 교수는 "여자 청소년들은 분노 등 부정적인 감정을 주로 또래와 대화하는 등의 방법으로 해소한다"면서 "반면 남자 아이들은 주로 게임 등 혼자 즐기는 여가를 통해 스트레스를 푸는 경향이 있는데 이 과정에서 극우 콘텐츠에 빠지거나 고립돼 합리적인 판단을 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혐오 표현조차 바로잡지 못하는 교육학교가 나서 극우·혐오 표현을 하는 아이들을 바로잡아 줄 수는 없을까. 교사들은 한결같이 "쉽지 않은 일"이라고 했다. 아이들의 생각에 개입하려 한다며 학부모 등이 문제 삼을 수 있어 움츠러들게 된다는 것이다.교사들은 "10대들이 장난처럼 하는 극우 놀이가 신념으로 자리 잡기 전 바로잡아줘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적극적으로 지도할 엄두는 솔직히 나지 않는다는 게 인터뷰에 응한 교사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천경호 경기 보평초 교사는 "아이들이 극우 표현·혐오 표현을 써도 지도하기가 굉장히 조심스럽다. 교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가 있어서 학생 발언에 대해 가타부타 지적하면 학부모에게 공격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라며 "그래서 문제의 발언을 듣고도 그냥 넘어가는 일이 많다"고 했다.서울에서 중·고등학교 교장을 지낸 한 장학관도 "혐오 표현을 쓰지 못하도록 교육시키려다 정신적 아동학대로 걸릴 수 있다는 생각까지 든다. 교육활동과 아동학대의 경계선이 불분명하기 때문"이라고 했다.아이들이 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정치 교육이나 미디어 문해력 교육도 충실하게 이뤄지지 않는다. 투표권이 있는 고등학생의 경우에도 정치 교육은 사회 선택과목으로 '정치'를 택해야 들을 수 있는데 그나마 실제 청소년의 정치 참여 사례나 공약 분석 등 당장 도움이 되는 내용은 없다. 교사들이 자체적인 판단으로 교육에 나설 엄두가 나지 않은 상황이라면, 교육부나 교육청 등에서 법제화 및 가이드라인을 통해 명확한 지침을 줘야 할 필요가 있다. 학생들도 "학교서 정치 배우고파"교육이 손 놓고 있는 사이, 학생들 사이에서도 "학교에서 정치를 배우고 싶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부산에 사는 고등학생인 이모군은 "중학교 때 선생님에게 정치에 대해 이것저것 여쭤본 적이 있는데 선생님은 '답해주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고 하시더라"며 답답해했다.남자 아이들에게는 일상적에서 보고 배울 만한 '어른'이 없다는 아쉬움도 나온다. 천경호 교사는 "우리나라는 여전히 남성의 가사양육 참여가 낮아 남자 아이들이 집에서는 엄마의 통제를 받고 학교에서는 여성 교사의 지도를 받는다"면서 "남성이 여성과 어떻게 사회적 관계를 맺는지 보고 배워야 여성 혐오 등도 줄어들 텐데 가정에도, 학교에도 롤모델이 없다"며 안타까워했다.목차별로 읽어보세요① 소년을 만나다• 극우 집회서 만난 16살 도현이···"부모님이 초5부터 학교 안 보내, 교회서 역사 공부했다"• 이승만 업적쓰기 수행평가, 군사훈련···교회 대안학교 탈출하려니 숟가락 던진 부목사② 10대와 정치• 고교생 10명 중 4명 '개표 부정' 믿고 계엄엔 반대…'십대남' 현상 확인됐다<소년이 자란다>시리즈①소년을 만나다 ②10대와 정치 ③유튜브와 아이들④독일의 교실 ⑤핀란드의 교실 ⑥대책 없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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