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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억 현금 없으면 청약 문턱 높아…대출 제한 없는 단지 '초고속 매물 소진' 전망

고성민 기자|
10억 현금 없으면 청약 문턱 높아…대출 제한 없는 단지 '초고속 매물 소진' 전망
'오티에르 포레' 단지, 대출 규제 적용 제외로 평일에도 발길 이어져
서울 평균 분양가 15.7억원…6억 주담대 한도로는 턱없이 부족
2025년 7월 4일 서울 강남구 자곡동 '오티에르 포레' 견본주택 전경. /뉴스1 ⓒ News1

"대출 한도 6억원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 단지(오티에르 포레)라서 왔어요. 앞으로 서울 청약 시장은 현금 보유량이 많은 사람들 위주로 흘러갈 것 같아요." (40대 주부 박 모 씨)

정부의 '6·27 대출 규제' 발표 일주일 후인 4일, 강남구 자곡동 '오티에르 포레' 견본주택에는 대출 제한이 없는 단지를 찾는 방문객들로 붐볐다.

견본주택 내부에서는 '6·27 대출 규제 미적용 단지'라는 안내문을 확인하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이 단지는 규제 발표 전날인 6월 26일 입주자 모집 공고를 냈기 때문에 주택담보대출 최대 6억원 한도 제한을 피할 수 있었다.

84㎡ 기준 9.8억원 현금 필요…"서민 진입 장벽 너무 높아"
서울 아파트 청약 시장에서 일반 구매자들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현금 자금이 충분하지 않으면 청약 참여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40대 남성 강 모 씨는 "일반적으로 10억원 현금을 가진 서민이 얼마나 될까"라며 "대출 없이 집을 구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성수동 청약을 준비 중인 70대 김 모 씨는 "젊은 세대에게 주택 구입 기회를 제공하는 청약 제도가 가장 중요하다"며 "대출 규제로 인해 주거 권리가 크게 위축되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전용 84㎡(국민평형) 주택을 분양받으려면 약 9억 8000만원의 현금이 필요하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자료에 따르면, 올해 서울 민간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당 4568만원으로 집계됐다.

84㎡ 기준으로 계산하면 약 15억 7800만원에 달한다. 정부가 허용한 주담대 한도 6억원을 모두 활용해도, 추가로 9억 7800만원의 자금을 직접 마련해야 한다.

서울 송파구 서울스카이전망대에서 조망한 아파트 단지 전경./뉴스1 ⓒ News1
청약 경쟁률 감소 예상…"강남권 수요 66% 급감할 것"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번 규제로 인해 서울 청약 시장의 양극화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강남 지역에서 대출을 최대한 활용해 청약에 도전하던 수요층의 약 3분의 2가 시장에서 이탈할 것"이라며 "무분별한 청약은 줄어들고 실제 주거 수요자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입주 시 잔금 납부 단계에서 개인이 받는 주담대는 이번 규제의 직접적인 적용 대상이다. 중도금 대출을 이용하더라도 최종 잔금 대출 한도를 미리 고려해야 하는 구조다.

'오티에르'는 제외, '잠실 르엘'은 규제 적용 예정
7월 분양 예정인 '잠실 르엘'(미성크로바 재건축)부터 6억원 대출 한도 규제가 적용될 전망이다. 해당 단지는 아직 공고가 나오지 않았으며, 84㎡ 분양가가 20억원 이상으로 예상된다. 대출을 받더라도 최소 14억원 이상의 현금 보유가 필요하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공급 확대와 수요 조절을 동시에 진행하며 주가 안정을 도모하고 있다"며 "서울 청약 경쟁률은 당분간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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