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리포트] "과거 50억 호가도 나왔던 주택, 현재 상황은..." 강남 재건축 단지 매수 문의 급감 [부동산 리포트]

28일 방문한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현장. 윤성현 기자

"현재 잠실 지역은 대기하는 분위기가 주를 이룹니다. 45억 신고가요? 대출 규제 전에 체결된 거래입니다. 앞으로도 규제 적용 전에 갱신된 신고가 사례가 더 나올 전망입니다." 잠실주공5단지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 발언

지난 28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재건축 아파트 단지인 잠실주공5단지 상가에 위치한 여러 부동산 중개사무소는 한산한 모습이었다. 이는 최근 잠실 지역에서 아파트 신고가가 등장한 것과는 대조적인 풍경이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자료에 의하면, 지난 15일 잠실주공5단지 82㎡ 규모 매물이 45억 2500만 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갱신했다. 이는 두 달 만에 5억 원, 1년 만에 15억 원 상승한 가격이다.

이 거래는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 원으로 제한한 '6·27 대출규제' 이후 등록돼 주목을 받았다. 일각에서는 대출 규제 영향권 밖에 있는 '현금 보유자'들이 강남으로 집중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그러나 현지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해당 계약은 6월 27일 이전에 체결된 것으로 확인됐다. 송파구 전체가 토지거래허가구역에 속해, 등록 시점과의 시차는 있으나 대출 규제 시행 전 허가를 받아 구매자가 대출 제한을 받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잠실주공5단지는 대출 규제 직전까지 연이어 신고가 거래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6월 초 40억 원대에 거래되던 동일 평형이 3일 44억 5500만 원, 13일 44억 7500만 원에 각각 매매됐다. 76㎡(전용 59㎡)의 경우 6월 21일 39억 4700만 원에서 7월 11일 41억 7700만 원으로 가격이 상승했다.

이러한 가격 상승세는 최근 재개발 사업이 진전을 보인 데 기인한다. 현지 한 중개업체 대표는 "6월 서울시 통합심의 통과가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재건축 추진이 더디게 진행되던 단지 특성상 주민들의 오랜 기대감이 반영되어 단기간에 가격이 급등했다"고 설명했다.

대출 규제 이후 매수 문의 90% 감소

한때 가격이 급등하던 잠실주공5단지도 6·27 대출 규제 시행 이후 상승세가 꺾인 것으로 전해졌다. B 중개사무소 대표는 "규제 이후 구매 문의량이 10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며 "실제 체결가는 이전보다 2억 원 이상 하락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밝혔다.

호가도 동반 하락했다. 해당 관계자는 "규제 전 82㎡ 로얄층의 경우 47억 원까지 제안이 들어왔으나 소유주가 50억 원을 고수해 거래가 무산됐다"며 "현재는 평균 43억 원 선에서 가격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잠실주공5단지의 주춤세가 장기간 지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 6월 19일 재건축을 위한 서울시 통합심의를 통과한 데 이어, 조합이 사업시행인가 준비에 본격적으로 착수했기 때문이다. 조합원들은 올해 안으로 인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심의 승인된 계획에 따르면, 잠실주공5단지는 총 6,387가구 규모로 재건축될 예정이다. 지하 4층~지상 65층의 33개 주거동과 상업·업무·문화시설이 결합된 2개 랜드마크 건물이 들어선다. 이 중 785가구는 공공임대주택으로, 신혼부부 전용 '미리내집' 393세대와 장기전세주택 392세대가 포함된다.

잠실 재개발 성공 시 반포와 유사한 신축 아파트 연쇄 효과 기대

1977년에 분양된 잠실주공5단지는 강남권을 대표하는 재개발 단지로 평가받는다. 2호선과 8호선이 교차하는 잠실역 초역세권 입지, 정방형 단지 구조, 한강 뷰 확보, 롯데월드타워 등 생활 인프라가 우수한 점이 장점이다. 특히 기존 용적률이 138%로 낮고 세대주의 대지 지분이 넉넉해 재개발 사업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지 C 중개사무소 대표는 "잠실의 '엘리트' 아파트들도 입주한 지 20년 가까이 됐다"며 "장기간 신규 아파트 공급이 없었던 잠실 지역에서 잠실주공5단지 재개발이 시장 판도를 바꿀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중개업계 관계자도 "호가가 4억 원 하락했지만 조만간 다시 반등할 것"이라며 "잠실도 반포처럼 신축 아파트 연쇄 개발이 시작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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