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치아까지 흔들릴 만큼 고생"…한미 관세협상 타결 후 심경 전해

한병찬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31일 한미 간 관세 협상과 관련해 "치아가 흔들릴 정도로 고생했다. 말을 하지 않아 조용해 보였지만, 사실은 쉬지 않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협상 성사 과정에서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음을 암시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장·차관 워크숍에서 "발언이 협상에 부정적 영향을 줄까 봐 의도적으로 말을 삼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표면적으로는 평온해 보였지만, 내부적으로는 치열한 논의가 이어졌다"며 "참모진들은 내가 얼마나 긴장하며 이 문제에 매달렸는지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협상 내용이 기업들의 해외 진출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국민 경제 전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라며 "현재 우리나라가 발전과 퇴보의 기로에 서 있다는 생각이 든다.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갈지 아니면 후퇴할지의 중요한 분기점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어제 밤부터 오늘 새벽까지 협상 타결을 위해 고생한 장관들과 총리, 관계자들에게 감사하다"며 "극한의 스트레스 속에서도 상당한 성과를 거둔 동료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내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앞서 한미 양국은 관세 협상 유예 기한 하루 전에 극적으로 합의를 도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직접 협상단과 만나면서 협상이 급진전을 보였고, 대통령실 역시 밤새도록 상황을 주시하며 대응했다. 이 대통령도 새벽까지 수시로 보고를 받으며 신속하게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 대통령은 이번 사안에 유례없이 집중하셨다"며 "새벽 2시, 3시에도 직접 보고를 받으셨을 정도로 심혈을 기울이셨다"고 전했다. 이어 "대외적 발언이나 행보가 제한적이었을 뿐, 24시간 내내 상황을 챙기셨다는 표현은 과장이 아니다"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