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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드 메뉴는 이제 생략"…5년 만에 감소한 외식 객단가 현상

신채영 기자|
"사이드 메뉴는 이제 생략"…5년 만에 감소한 외식 객단가 현상
서울 마포구에서 생활하는 직장인 윤지인 씨(32)는 최근 외식 시 추가 메뉴 주문을 자제하는 절약 습관을 실천 중이다. 짜장면 주문 시 군만두를 포기하고, 피자를 시킬 때도 고구마무스(3,500원) 추가를 삼가는 등 소비 패턴을 바꿨다. 윤 씨는 "급등하는 물가로 인해 외식비를 최대한 절감하려 한다"며 "국밥을 먹을 때도 '특' 사이즈는 피한다"고 설명했다.

● 5년 만에 주목받는 외식 객단가 하락
소비자들의 이러한 절약 추세로 인해 국내 외식 객단가가 5년 만에 감소세를 보였다. 유로모니터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올해 외식 객단가는 23,368원으로 집계되어 전년 대비 0.9% 감소했다. 특히 피자 업종의 객단가는 23,978원으로 0.5% 줄었다. 이는 2020년 이후 처음 나타난 현상이다. (객단가는 매년 상반기 자료를 기준으로 추정)

실제 소비자 체감 객단가 하락폭은 공식 수치보다 더 클 것으로 분석된다. 메뉴 단가 상승으로 인해 주문 품목을 줄이거나 저렴한 메뉴를 선택하는 경향이 반영되었기 때문이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올해 2분기 외식 물가지수는 2020년 대비 24.6% 상승했다. 회사원 김동하 씨(27)는 "예전과 동일한 메뉴 구성 시 15,000원 이상 지출해야 해 음료 주문을 생략하며 8,000~12,000원 선에서 식사비를 조절 중"이라고 전했다.

자영업자들도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동대문구 베트남 음식점 운영자 하모 씨(40)는 "손님들의 사이드 메뉴 주문이 현저히 줄어들었다"며 "매출 감소로 6월부터 직원을 정리하고 단독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 1인 가구 증가가 객단가에 미친 영향
전체 가구 중 35%를 차지하는 1인 가구의 증가도 객단가 감소 요인으로 작용했다. 소량 식사를 선호하는 단독 생활자 증가로 인한 자연스러운 결과라는 분석이다. 유로모니터 한승우 연구원은 "팬데믹 이후 물가 급등과 1인 가구 증가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객단가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지속적인 고물가 여파로 외식 산업 전반이 위축되는 모습이다. 한국농�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외식 지출액은 전년 대비 0.9% 감소했으며, 올해 1분기 음식점 생산지수도 3.4% 하락했다. 배달 시장도 2023년 역대 처음으로 거래액 감소를 경험했으며, 주요 배달앱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가 줄어드는 추세다.

이에 외식업계는 다양한 대응책을 마련 중이다. 고양시 칼국숫집 운영자 김모 씨(33)는 기존 2인 이상 전용 시스템을 변경해 13,000원의 1인용 세트메뉴(칼국수+수육 맛보기)를 신규 출시했다. 김 씨는 "2인 기준 30,000원 매출보다 1인 고객 3명 유치가 더 유리하다고 판단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객단가 감소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인하대 소비자학과 이은희 명예교수는 "고물가 지속으로 소비자 구매력이 약화된 현상"이라며 "자영업 폐업 증가와 연결될 수 있어 업계와 정부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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