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줍줍' 청약 열풍 주춤…수백만 대 경쟁 장면 점차 사라질 전망

무순위 및 취소분 재공급 아파트 청약에서 수백만 명이 몰리던 과거와 같은 광경은 앞으로 쉽게 목격하기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작년까지만 해도 무순위 청약 당첨 시 얻게 되는 수억 원의 차익 기대감으로 실거주자와 투자자들이 대거 몰렸으나, 최근 대출 규제 강화와 무주택자 조건 부과로 인해 청약 수요가 현저히 줄어든 상황이다.

15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에 의하면, 서울 송파구 거여동 '송파 위례리슈빌 퍼스트클래스' 잔여 세대 1가구 청약에 7만4051명이 지원했다. 해당 단지는 2019년 9억2500만원에 분양되었으며, 현재 시세는 20억원을 상회해 10억원 이상의 차익이 예상되는 곳이다.

지난주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 4가구 무순위 청약에는 22만4693명이 접수하며 평균 5만6173대1의 경쟁률을 보였는데, 이 단지 역시 당첨 시 10억원 이상의 차익이 예상돼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최근 서울 주요 지역에서 진행된 두 건의 청약 모두 예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7월 경기도 화성시 '동탄역 롯데�슬' 1가구 청약에 294만4780명이 몰렸던 것과 대조적이다. 당시 4억8200만원에 분양된 이 단지는 10억원의 차익이 예상되며 '로또 청약'으로 불리기도 했다. 같은 해 2월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무순위 3가구 청약에도 101만3456명이 지원한 바 있다.

현재 무순위 청약 시장은 무주택자만 참여할 수 있도록 제한되면서 수요층이 크게 축소되었다. 국토교통부는 투자자들의 진입을 차단하기 위해 무순위 청약 자격을 무주택자로 엄격히 규정했다.

여기에 정부의 6·27 대출 규제 조치가 추가되면서 갭 투자 또한 어려워졌다. 지난달 28일부터 시행된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 금지 조치로 인해, 계약 잔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전세대출을 이용하지 않는 세입자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실수요자들 역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의 대출 한도 규제로 주택 가격과 상관없이 최대 6억원까지만 대출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현재 제도가 실수요자 중심으로 개편되면서 무순위 청약의 초기 목적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