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 오리'에서 '15억 로또'로…3년 만에 극적인 반전 [주간 주거 트렌드]

무주택자 대상·6억 대출 한계에도 '시세차익' 무순위 청약 인기 폭발
수도권 집값 상승으로 서울 주택 수요 압력 확인돼
서울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구 둔촌주공) 외관. /사진출처=연합뉴스
부동산 시장은 정책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작용합니다. 시장 경제에서는 거래 참여자들의 행동이 '보이지 않는 손'을 통해 가격 체계를 형성하기 때문입니다. 한경닷컴은 매주 수요일 '주간이집' 코너를 통해 호갱노노 플랫폼과 협력해 인기 아파트 단지 동향을 분석합니다. [편집자 주석]

최근 서울 주택 가격이 급등하면서 무순위 청약(일명 '줍줍')에 대한 관심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분양 당시 가격 논란으로 미계약 분양물이 발생했던 단지들도 완공 후 청약 시장에서 '로또' 대우를 받으며 수요가 집중되고 있습니다.

부동산 정보 앱 호갱노노 자료에 의하면, 7월 둘째 주(7~13일) 동안 가장 많은 방문자를 기록한 단지는 서울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12,032가구·2024년 11월 입주예정)'입니다. 일주일 간 총 방문자 수는 61,708명에 달했습니다.
고가 분양 논란 속 미계약 발생…무순위 청약에 22만 명 몰려
올림픽파크포레온에 대한 관심이 급증한 배경은 지난 10~11일 진행된 무순위 청약 때문입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정보에 따르면, 이 단지는 전용 39㎡ 1가구, 59㎡ 1가구, 84㎡ 2가구를 무순위로 공급했습니다.

84㎡ 기준 분양가는 12억 3,600만원과 12억 9,330만원이었으며, 발코니 확장 및 유상 옵션 비용은 1,434만원이 추가됩니다. 이 청약에는 총 224,693명이 지원해 평균 56,173: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84㎡에는 109,162명이 지원했습니다.

2022년 '올림픽파크포레온' 분양 당시 모델하우스 전경. 사진=한경DB

이 단지는 2022년 분양 당시 1순위 청약 경쟁률이 3.69:1에 그치며 부진했습니다. 고가 분양으로 인해 10년 재당첨 제한을 각오한 미계약 물량이 발생했고, 이듬해 3월 무순위 청약까지 진행해야 했습니다.

당초 시장에서 외면받았던 이 단지는 3년 만에 '15억 로또'로 재평가되었습니다. 올림픽파크포레온 84㎡ 입주권은 지난달 28억 5,000만원까지 거래되었습니다. 약 13억원에 분양받은 입주자가 15억원 가량의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되자 청약자들의 관심이 집중되었습니다.
무주택자 전용·6억 대출 제약 속 뜨거운 반응…"잠재 수요 확인"
방문자 수 2위를 기록한 서울 송파구 '송파위례리슈빌퍼스트클래스(494가구·2021년 10월 입주)'도 지난 14일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습니다. 청약 취소된 전용 105㎡ 1가구에 74,051명이 몰렸습니다.

이 단지 역시 약 10억원의 시세차익이 예상되며 관심을 끌었습니다. 동일 면적이 지난달 20억원에 거래된 반면, 이번 공급가는 9억 2,548만원에 불과했습니다. 2019년 분양가(8억 2,590만~8억 7,860만원) 대비 소폭 상승했지만, 5월 서울 아파트 중위매매가(10억 8,000만원)보다 낮은 수준입니다.

서울 송파구 거여동 '송파위례리슈빌' 외관. 사진=호갱노노 캡쳐
일부 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을 공급 부족 속에 축적된 주택 수요의 발로로 해석합니다. 정부는 지난달 28일부터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했으며, 이는 신규 분양 아파트 중도금·잔금 대출에도 적용됩니다. 또한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도 전면 금지되었습니다.

무순위 청약 참여 자격도 무주택자로 제한되었습니다. 올림픽파크포레온 84㎡ 계약을 위해서는 약 7억원, 59㎡는 5억원의 자금을 보유한 무주택자여야 합니다. 송파위례리슈빌퍼스트클래스도 약 4억원의 현금을 가진 무주택자만 참여 가능했습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이번 무순위 청약은 엄격한 자격 요건과 대출 규제 속에서 진행되어 자금력 있는 무주택자만 참여할 수 있었다"며 "이를 통해 서울 주택 수요의 잠재력이 확인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