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리포트] "연락 끊긴 지 오래" 강남과 맞먹던 과천 아파트 시세, 급격한 냉각세 [부동산 인사이트]

고공 행진하던 가격 급락…실거래 급감
규제 후 체결된 거래 2건 불과
"투기과열지구 지정 가능성 우려"

15일 방문한 과천푸르지오써밋 아파트 전경.

"고객 문의 전화가 뜸해진 지 한참 됐습니다. 거래 완전 멈춘 상태고, 추가 규제도 예상되는 분위기라 마음 단단히 먹어야죠."
과천 소재 A공인중개사무소 대표 발언

[헤럴드경제=윤성현 기자] 1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 자료에 따르면, 대출 규제 시행 후 과천 원도심 아파트에서 성사된 매매는 과천푸르지오써밋의 2건이 전부였다. 해당 단지 59㎡(전용면적 기준)가 지난달 29일 8층 20억8500만원에, 114㎡가 이달 2일 13층 27억원에 각각 거래됐다. 이전 5월과 6월에는 각 12건, 13건의 거래가 발생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과천위버필드 59㎡는 지난달 30일 15층 23억원에 계약됐으나 이달 8일 취소 처리됐다. 이는 서울 주요 지역의 거래 감소 추세와 일치한다. 직방 자료에 의하면 6월 27일 대출규제 시행 이후 7월 10일까지 서울 아파트 최고가 거래량은 2주 전보다 74% 이상 급감했다.

과천 별양동 일대 공인중개사무소 현황.

중앙동 B공인중개사 대표는 "급등한 집값으로 인해 조정대상지역이나 투기과열지구, 토지거래허가제 도입 가능성을 우려하는 분들이 많다"며 "거래 정체로 중개업소 수입이 줄어들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과천시는 강남 접근성과 지식정보타운 개발 등으로 꾸준한 수요를 유지해왔다. 특히 1980년대 건설된 12개 주공아파트 단지 중 7개(1,2,3,6,7,11,12단지)가 재건축을 마치며 '신축 아파트' 열풍에 힘입어 가격이 급등했다.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과천 아파트 가격은 올해 7월 첫 주까지 9.17% 상승했다. 이는 강남구(9%), 송파구(9.8%)와 함께 전국 최상위권 상승률이다. 국토부 기준으로 지역 가격상승률이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1.3배를 초과하면 조정대상지역, 1.5배 이상 시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될 수 있으며, 과천은 이미 후자 요건을 충족한 상태다.

대표 단지인 과천푸르지오써밋의 경우, 지난달 14일 규제 전 13층 84㎡가 26억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는 3월 24층 동일 평형 23억5000만원 대비 3개월 만에 2억5000만원 오른 수치다.

근방 C공인중개사 대표는 "매수 수요가 줄면 가격 조정 불가피하다"며 "단기적으론 가격 안정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현재 과천 신축 아파트 대부분이 20억원 이상으로, 안양·의왕 등지의 구매자들이 대출 규제로 진입 장벽에 부딪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15일 촬영한 과천주공5단지 전경. 9월까지 이주 완료 예정.

정부 규제는 재건축 중인 단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D공인중개사 관계자는 "3월 관리처분 인가를 받은 주공5단지 조합원들은 규제 전 이주비 대출을 완료했다"며 "다만 재건축 초기 단계인 10단지 주민들은 삼성물산의 이주비 지원을 기대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지 중개업계는 향후 전망에 대해 의견이 갈렸다. E중개사 대표는 "최근 가격 급등이 현실이라 추가 규제 시 하락할 것"이라 예측한 반면, F중개사 대표는 "과천이 명품 브랜드로 자리매김했으므로 경기 회복 시 재상승 가능성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