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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억에 인수된 '호카', 시가 3조 원으로 폭등한 비결

정우진 기자|
15억에 인수된 '호카', 시가 3조 원으로 폭등한 비결
한때 등산복 열풍으로 호황을 누렸던 아웃도어 업계가 급격히 주춤하고 있습니다. 이 공백을 러닝화 전문 기업들이 재빠르게 메우고 있는 상황입니다. 시장 변화에 발맞추지 못하는 기업들은 도태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2010년대 초반까지 연평균 20%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던 아웃도어 업계는 2015년 이후 성장세가 멈추거나 감소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쇠퇴 현상의 원인은 무엇일까요?

1. 기후 변화의 영향

최근 11년간 겨울 평균 기온이 낮았던 해는 단 두 차례에 불과했습니다. 아웃도어 브랜드의 주요 수익원인 고가의 겨울 의류 수요가 급감한 것입니다. 또한 SPA 브랜드들의 저가형 패딩 품질이 향상되며 아웃도어 시장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2. 소비 트렌드의 변화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과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 접어들며 생활 방식이 바뀌었습니다. 소득 수준에 따라 선호하는 스포츠도 달라지는데, 3만 달러 이상에서는 골프와 러닝이 대중화되는 추세입니다.

근로시간 단축으로 늘어난 저녁 시간에 애슬레저, 필라테스, 헬스 트레이닝을 즐기는 사람들이 증가했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재택근무가 확산되며 기능성 의류에서 편안한 애슬레저로 패션 트렌드가 전환되었습니다. 2020년 8월 국내 애슬레저 기업 젝시믹스의 성공적 상장이 이를 증명합니다.

젊은 층 사이에서는 아크테릭스, 살로몬 같은 고프코어 스타일이 유행하며 전통적인 등산복은 구식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중장년층의 '등산복=외출복' 문화는 점차 사라지고 있습니다.

3. 비효율적인 유통 구조

아웃도어 업계의 근본적 문제는 낮은 수익성에 있습니다. 독립 대리점, 홈쇼핑, 오픈마켓 등 외부 유통망에 대한 과도한 의존으로 매출의 30% 이상을 수수료로 지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영업이익률 10% 미만의 고비용 구조가 고착화되며 매출 감소 시 적자가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반면 고프코어 스타일을 도입한 하이브리드형 도시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K2 아크테릭스, 살로몬, 아이더 등이 대표적 사례입니다. 아웃도어 시장은 포화 상태에 이르러 구조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며, 일부 브랜드를 제외한 대부분의 기업들은 도태될 전망입니다.

아웃도어 시장의 공백은 골프와 러닝 시장이 채우고 있습니다. 특히 2020년대 들어 러닝 인구가 급증했습니다. 국민소득 증가로 한강공원 등 러닝 인프라가 발전하고, 20~30대 젊은 층의 유입으로 '힙한' 이미지가 형성되었습니다.

러닝화 시장에서는 나이키, 아디다스 같은 종합 스포츠 브랜드보다 아식스, 미즈노, 호카, 브룩스 같은 전문 브랜드가 각광받고 있습니다. 아식스의 러닝화 매출은 2018년 1조 7000억 원에서 3조 원으로 급성장했습니다. 스위스 기업 온러닝은 나스닥 상장사로, 2020년 7000억 원에서 2024년 3조 9000억 원으로 5배 이상 성장했습니다.

호카는 미국 데커스 사의 브랜드로, 2012년 110만 달러(15억 원)에 인수된 후 4년 만에 매출이 3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현재 시가총액은 3~4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며, M&A 역사상 최고의 수익을 낸 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아식스, 호카, 온러닝은 50%대의 매출 총이익률과 15%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이는 강력한 브랜드 충성도와 제품 경쟁력, 입소문 효과가 결합된 결과입니다.

러닝 산업은 단순한 유행이 아닌 구조적 성장 단계에 접어든 반면, 아웃도어 시장은 축소 및 재편 과정을 겪고 있습니다. 시장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기업들은 도태될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글: 이동열 피치덱 대표
정리: 언더스탠딩

#아웃도어 #러닝 #호카 #아식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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