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랭킹 속보

"MZ세대 지갑을 열게 만드는 캐릭터 상품 열풍…패션보다 귀여움이 우선"

고성민 기자|
"MZ세대 지갑을 열게 만드는 캐릭터 상품 열풍…패션보다 귀여움이 우선"
서울 동교동 미니소 홍대점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다양한 캐릭터 제품을 둘러보는 모습이 눈에 띈다. 지난달 21일 중국 상하이의 번화가 난징둥루에서는 비가 내리는 가운데도 미니소 매장 앞에 긴 줄이 이어졌다. 약 20분의 대기 시간을 거쳐야만 입장할 수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중국에서 캐릭터 열풍을 주도하는 팝마트와 피규어 전문점 톱토이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중국 MZ세대가 의류 구매는 줄이면서도 캐릭터 상품에는 적극적으로 지갑을 여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전 세계적으로 확산 중인 캐릭터 산업
시장조사기관 비즈니스리서치인사이트의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브랜드 라이선스 시장 규모는 2022년 3521억 달러에서 2033년 5339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팝마트는 3580억 홍콩달러의 시가총액을 기록하며 미국의 대형 완구업체 해즈브로를 크게 앞질렀다.

한국에서도 MZ세대를 중심으로 캐릭터 열풍이 거세다. 미니소는 대학로와 홍대에 이어 지난달 21일 강남점을 오픈했는데, 개점 이후 매출 기록을 갈아치우며 새로운 핫플레이스로 자리매김했다. 롯데는 일본의 인기 캐릭터 포켓몬스터와 협업해 '포켓몬 타운' 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했으며, 에버랜드는 산리오 캐릭터로 공간을 꾸며 관객 유입을 늘렸다. 특히 에버랜드의 푸바오 캐릭터는 성공적인 마케팅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캐릭터 키링 등은 MZ세대 사이에서 필수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한국콘텐츠진흥원 통계에 의하면 국내 캐릭터 시장 규모는 2022년 기준 13조6000억 원으로 매년 약 5%씩 성장 중이다.

일본의 캐릭터 시장은 약 30조 원 규모에 달한다. 도쿄역 내부에는 포켓몬, 헬로키티, 리락쿠마, 지브리 등 세계적인 캐릭터를 한데 모은 전용 상가가 마련되어 있을 정도다.

◇기업들의 적극적인 캐릭터 마케팅 전략
최근 MZ세대의 캐릭터 선호 경향은 과거와 차이를 보인다. 예전에는 캐릭터의 개성과 스토리라인이 중요시되었는데, 1937년 디즈니의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가 대표적이다. '투덜이' 같은 캐릭터 이름도 성격을 반영해 지어졌다. 이후 인어공주, 포켓몬스터, 겨울왕국 등에서도 성장 스토리가 있는 캐릭터들이 인기를 끌었다.

반면 요즘 인기 있는 캐릭터들은 복잡한 배경보다는 단순한 '귀여움'이 핵심 요소다. 라부부처럼 특별한 스토리 없이도 큰 사랑을 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한중일 MZ세대의 이러한 현상은 경제 상황과도 연관이 깊다. 역사적으로 경제 불황기에는 캐릭터 산업이 호황을 누렸는데, 1929년 대공황 직후 미키마우스가 등장했고,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마블의 히어로물이 인기를 끌었다. 일본에서도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의 장기 불황기에 캐릭터 산업이 크게 성장했다.

세종대 김대종 교수는 "소규모 소비로도 행복감을 얻을 수 있는 립스틱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상하이=고윤상/이소이 기자

🏆 관련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