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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일수록 더 인기"…11시간 알바 비용에 맞먹는 '프리미엄 빙수' 열풍

김민준 기자|
"고가일수록 더 인기"…11시간 알바 비용에 맞먹는 '프리미엄 빙수' 열풍
'베블런 효과'와 '립스틱 효과'가 결합된 고급 빙수 열풍
포시즌스호텔서울에서 선보인 '제주 애플 망고 빙수'. 포시즌스호텔 제공

여름 시즌을 맞아 주요 호텔들이 프리미엄 빙수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서울 신라호텔의 대표 메뉴인 애플망고빙수는 현재 11만원으로 책정되어 있어, 최저시급 기준 약 11시간 근무해야 구입할 수 있는 가격이다. 일부 호텔에서는 한 그릇에 15만원에 달하는 초고가 빙수까지 출시되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빙수 가격 상승세, 최저임금보다 가파른 증가세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신라호텔의 애플망고빙수는 2011년 처음 출시될 당시 2만7000원에 판매되었다. 당시 최저시급 4320원 기준 약 6시간 일하면 즐길 수 있는 수준이었다. 이후 SNS 인증샷 문화와 유튜브 먹방 콘텐츠의 영향으로 인기를 얻었고, 코로나19 이후 유행한 '욜로(YOLO)' 문화와 맞물려 대중화되었다.

2021년에는 6만4000원(7시간), 2022년 8만3000원(9시간)을 거쳐, 2023년 처음으로 10시간을 넘어섰다. 현재는 11시간 근무에 상응하는 가격으로 치솟았다.

소비자 심리 반영한 '과시형 소비' 현상
전문가들은 호텔 빙수가 단순한 디저트가 아닌 사치품으로 자리매김했다고 분석한다. 특히 경제 불황기에 작은 사치품이 유행하는 '립스틱 효과'와 유사한 현상으로 해석된다.

인천대 소비자학과 이영애 교수는 "호텔 빙수는 명품 가방이나 오마카세처럼 소비자의 과시욕구를 충족시키는 상품"이라며 "고가 명품 구매가 어려운 소비자들이 비교적 접근 가능한 사치를 즐기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호텔별 경쟁 치열…최고가 15만원 기록
올해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는 '벨에포크 샴페인 빙수'를 15만원에 선보이며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프랑스 샴페인 브랜드 '페리에 주에'와 협업한 이 제품은 최저시급 기준 15시간 근무에 해당하는 가격이다.

기타 주요 호텔들의 프리미엄 빙수 가격은 포시즌스호텔 서울(14만9000원), 롯데호텔 서울(11만원), 파라다이스시티(9만8000원) 등으로 형성되어 있다.

이 교수는 "가격이 오를수록 수요가 증가하는 '베블런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SNS 확산으로 타인의 소비 생활을 쉽게 접할 수 있게 되면서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환주 기자Copyrightⓒ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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