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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 매입으로 숨통 트인다"…건설·부동산 업계, 정부 미분양 지원책 환영

"반값 매입으로 숨통 트인다"…건설·부동산 업계, 정부 미분양 지원책 환영
12년 만에 부활한 환매조건부 미분양 주택 매입
"과거 실적 증명된 효과"…업계 긍정 평가
리츠 업계 "추경에 리츠 예산 편성은 처음" 기대감

국토교통부가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준공 전 지방 미분양 주택 1만 가구를 분양가의 50%에 환매 조건으로 매입하기로 결정하자 건설업계는 "현실적인 도움이 되는 대책"이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 조치로 자금난에 시달리는 중소 건설사들이 일시적인 유동성 확보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다만 지방 주택시장의 침체가 심각한 만큼 근본적인 회복을 위해서는 추가 수요 창출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2일 업계 소식에 따르면 대한건설협회, 대한주택건설협회, 한국주택협회, 한국부동산개발협회, 한국리츠협회 등 국토부 산하 단체들은 최근 잇따라 성명을 내고 "자금 사정이 어려운 업계에 단비 같은 지원"이라며 정부의 추경 방침을 지지했다.

국토부는 지난 19일 발표한 추경안에서 8000억원의 국고를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안정화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민간 자본과 정책 금융을 유도해 총 5조4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시장에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사업 단계별로 차별화된 지원책을 마련했다. 토지 매입 단계에는 'PF 선진화 마중물 개발 앵커리츠'를 도입하고, 본 PF 단계에서는 중소 건설사를 위한 특별보증 제도를 신설한다. 미분양 문제 해결을 위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분양가의 절반에 해당하는 가격으로 준공 전 지방 미분양 주택 1만 가구를 3년간 환매 조건으로 구매할 예정이다.

건설협회 신사업실 이무송 실장은 "준공 전 미분양 주택을 환매 조건으로 매입해주는 이번 정책은 건설사들이 어려운 시기를 버틸 수 있게 하는 긴급 지원책"이라고 설명했다. 이 실장은 "분양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건설사는 공사비와 금융비용을 부담해야 하는데, 이번 조치로 일시적인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국고를 일시적으로 투입하되 환매를 통해 회수하는 시스템이라 공공의 역할에도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대한주택건설협회 김종언 정책관리본부 부장은 "현재 건설업계의 유동성 위기를 고려할 때 미분양 매입 정책이 가장 적절한 시점에 나온 조치"라고 평가했다. 그는 "2008~2013년에도 시행된 바 있는 이 정책이 당시 자금난을 겪던 기업들에게 효과적이었다"며 "대부분 건설사가 환매를 통해 주택을 다시 찾아갔고 HUG에 이관된 물량은 매우 적었다"고 회고했다.

리츠 업계는 이번 추경안에 리츠 관련 예산이 포함된 점을 높이 평가했다. 한국리츠협회 조준현 정책본부장은 "정부가 리츠 분야에 이렇게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며 "기존 추경에서는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이 주를 이뤘을 뿐 리츠를 통한 지원은 없었다"고 말했다. 조 본부장은 'PF 선진화 마중물 개발 앵커리츠'를 "정부 자금을 시드머니로 민간 투자를 유도하는 매칭펀드 방식"이라 설명하며 "이를 통해 투자가 활성화되고 건설 시장 회복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일부에서는 "방향은 바람직하지만 구체적인 지원 조건과 운영 방식이 공개되기 전까지는 효과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 부장은 "모든 사업장에 적용되는 정책이 아니어서 실제 지원 규모를 지켜봐야 한다"고 조심스럽게 전했다.

"IMF 시절보다 더 힘든 상황…실질적 거래 회복이 관건"
경기 고양시에 위치한 서울 분양 아파트 모델하우스 전경. 연합뉴스

건설업계 관계자들은 현재 위기 상황이 금융위기 수준을 넘어섰다고 호소한다.

김 부장은 "IMF 때보다 더 어려운 상황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악화됐다"며 "지방 건설사들은 거래가 완전히 멈춰 버려 생존이 위태로운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수도권 일부 단지를 제외하면 거래가 극히 적고, 금융기관들의 신용 경색으로 자금 조달이 거의 불가능해졌다"고 덧붙였다.

이어 "유동성 지원만으로는 일시적인 도움일 뿐, 다주택자 규제 완화 등 추가 조치가 있어야 진정한 회복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업계는 정부가 현장의 어려움을 인지하고 대책을 마련한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마른 땅에 단비와 같은 지원"이라며 "이번 조치가 분양시장의 활성화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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